Travel/Germany 2013

[이탈리아] 피렌체 1

비일상ss 2016. 5. 21. 17:50


베로나를 떠나는 날 아침, 7월의 이탈리아답게 날씨는 맑고 오전부터 뜨거운 햇볕이 도로를 내려쬐고 있었다.

체크아웃 시간에 맞춰 짐을 싸서 나온 나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베로나를 떠나는게 못내 아쉬워, 소소한 사진들을 찍었다. 




이탈리아에서는 종종 이렇게 오래된 차들을 보고는 한다. 독일에서도 종종 광장에서 오래된 차들을 경매로 팔곤 했는데, 현지 친구 말에 의하면 아주 인기있다고 한다.




베로나 숙소였던 Casa della Giovanne에서는 조식을 따로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근처 카페에서 간단히 아침을 먹었다. 샌드위치와 에스프레소를 합쳐 3.50유로. 베로나가 북 이탈리아의 부자 도시 중 하나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별로 비싼 값은 아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개인적으로 유럽 여행을 할 때 가장 즐겁게 보내는 시간이 바로 오전에 카페에서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보내는 시간이다. 오늘은 어딜 여행할 지 혼자 수첩에 끄적이거나, 아침에 출근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며 여유롭게 커피 한잔, 빵 한 입씩 베어물다 보면 몸도 마음도 여유로워진다. 뿐만 아니라 전날 저녁에 숙소로 돌아가면서 내일 아침은 어디서 커피를 마실지 괜찮은 카페를 물색하는 것도 썩 기분 좋은 일이다. 본격적인 여행의 시작에 앞서 아침에 커피 한 잔을 마시는 것은 지나치게 일정에 몰입되어 여행을 제대로 즐기지 못할 때 한 템포 쉬어가게 만드는 귀중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탈리아뿐 아니라 전 유럽에서 커피는 한국보다 전반적으로 저렴하다.(*에스프레소 기준) 예외적으로 커피 값이 비싸다면 그 카페는 관광객을 대상으로 영업하는 곳일 가능성이 크다.







베로나 중앙역으로 슬슬 걸어가다가 찍은 카페의 야외좌석 사진. 영화에 나올 것만 같은 풍경이다.





오페라나 뮤지컬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줄줄 욀 정도로 그 장르를 사랑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역시 본고장 답게 중고 서점에 베르디의 리골레토 악보가 팔리고 있다는게 신기했다. 아마 오페라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나보다 훨씬 더 즐겁게 이탈리아를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베로나에서 지역 열차(레죠날 기차)를 타고 피렌체로 향했다. 중간에 볼로냐에서 연착이 되기도 했지만, 미리 일정을 잡아 놓지 않은 여행자는 느긋할 뿐이다. 저녁 6시 쯤이 되어서야 피렌체에 도착했고, 도착하자마자 예약해 둔 한인민박으로 향했다. 3년 전 일이어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아마 기차 안에 에어컨이 잘 나오지 않아 엄청 더웠던 듯 싶다.


숙소에 체크인을 하자마자 근처 마트에서 모스카토 스파클링 와인 한 병과 바게트, 살사 소스를 사서 그 날 저녁은 그냥 숙소에서 머물렀다.


*팁 : 이탈리아의 대형마트 BILLA에 가면 와인부터 간단한 인스턴트 음식까지 현지 가격으로 살 수 있다. 특히 더운 여름에 차가운 물은 여행의 필수품인데, 1.5L짜리를 미리 사 놓고 숙소에서 500ml병에 계속 리필해서 가지고 다니면 관광지에서 비싸게 물을 주고 살 필요가 없다. 냉동실에 미리 넣어놓고 아침에 얼려진 상태로 가지고 나가면 더욱 좋다. 참고로 유럽에서는 탄산수와 가스없는 물 모두 같은 값에 판매하므로 이를 구분할 것.

**보통 가스 없는 물을 still water라고 하는데 그냥 water without gas라고 표현해도 무방하다. 그리고 이탈리아에서는 수돗물은 공짜로 주기 때문에 돈 없는 배낭 여행자는 그냥 a glass of tap water, please라고 말하면 레스토랑에서 물 값을 따로 지불하지 않아도 된다.

***이탈리아에서는 수돗물을 먹어도 되는 걸로 알고 있지만 지역별 차이가 있으니 현지인에게 물어보고 마시는 걸 추천한다.



차가운 물에 샤워를 하고 푹 쉰 다음날, 본격적으로 피렌체를 돌아다니기 시작했다.


'냉정과 열정 사이'를 정말 좋아했기 때문에 피렌체에 대한 일종의 로망을 가지고 있었다. 원래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하지만, 피렌체에서는 실망할 틈이 없었다. 도시의 골목 골목 풍경, 밝게 웃고 있는 사람들의 얼굴, 쨍하게 내려쬐는 햇살 아래 반짝이는 붉은색 두오모, 금방이라도 영화 속 인물들이 나올 것 같은 광장까지.. 단연 최고의 도시였다.




두오모의 측면 모습. 몇 번이고 셔터를 눌렀다.



하지만 결국 나는 4박 5일을 머무르면서 두오모에 올라가지 못했다. 사진에 나와 있는 것처럼 줄이 너무 길었기 때문이다. 한참을 저 돌벤치에 앉아 머릿 속으로 고민했다. 기다리는데 1시간 30분, 티켓값도 생각보다 비쌌고, 혼자 여행왔으니 1시간 30분동안 단체로 온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 껴서 서 있어야 할 텐데.....결국은 포기하고 그냥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걸로 만족하기로 했다.


피렌체에 한 번 오고 말 것도 아니고, 다음에 정말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온다면 그 때는 꼭 두오모에 올라갈 것이라고 마음 먹었다.





*숙소 추천 : iFirenze (한인민박)
http://www.i-firenze.com/

숙박일 : 2013.07.19~23(4박 5일)
금액 : 1박 30유로(5인 Female Dormitory)
직원 친절도 : 좋음(*2013년이었다는 점 유의)
와이파이 속도 : 한인민박의 최고 장점, 매우 빠름
위치 : 중앙역에서 도보 10분 내, 홈페이지에 매우 상세히 찾아가는 길 적혀있음, 가죽시장을 통과해서 가야함.
기타 : 각종 쇼핑, 야경 관광 정보가 상세히 제공됨, 청결도가 높았음, 조식 O, 사장님과 스탭이 지나치게 간섭하지 않는다는 점이 매우 좋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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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5/20 - [Travel/Exchange Student in Germany 2013] - [이탈리아] 베로나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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