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7.21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가난한 무면허 배낭여행자가 사라예보에서 베오그라드로 갈 수 있는 방법은 많지 않았다.
기차, 버스를 수소문해봤지만 호스텔 직원의 추천은 프라이빗 미니 밴을 통해 가는 것.
버스보다 싸고 기차보다 빠르며, 아이러니하지만 다른 교통수단보다 더 안전할 수 있다는 현지인의 코멘트라니..!
조그마한 미니 밴은 나를 사라예보의 호스텔 앞에서 픽업해 8여명의 다른 여행자들과 함께 베오그라드로 씽씽 달린다.
바짝 얼었던 긴장감은 장거리 이동에 지쳐 어느새 소록소록 잠이 들고, 어느새 눈을 떠보니 도심으로 들어가는 길과 노을 지고 있는 하늘.
미니밴 창문 너머로 보인 베오그라드의 첫 인상은, 아직 총탄 자국이 남아있는 우중충한 색깔의 낡은 건물들과 무뚝뚝한 얼굴로 걸어가는 사람들이다.
하지만 나는 낭만적인 어감의 '베오그라드', 심지어 뜻조차 로맨틱한 이 '하얀 도시'에 머물며 그 어떤 곳보다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골목을 걷다 우연히 발견한 빨간 우산 카페처럼 첫인상과는 너무나 달랐던 매력적인 도시.
k-drama를 좋아한다며 언젠가 한국에 가보고 싶다던 세르비아 청년도,
25살은 아직 젊으니 하고 싶은 걸 하라고 독려해준 독일 친구도,
칼레메그단 요새 아래 식수대에서 작동법을 몰라 가만히 서 있던 나를 몸짓발짓으로 도와줬던 아저씨도,
모두 고마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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