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골목사이를 거닐다, 베네치아 1

브레멘 공항에서 라이언에어를 타고 베니스 트레비소 공항으로 날아왔다. 등에 맨 쟌스포츠 백팩, 파란색 미니백, 그리고 나.

베네치아는 생각보다 많이 후덥지근했다. 오후 5시의 바람, 바다내음. 
어설픈 이탈리아어로 물어물어 숙소를 찾아가던 길은 절반의 불안, 절반의 설렘이다.

숙소에 짐을 풀고, 바로 앞에 있는 수퍼마켓 BILLA에서 바나나와 물을 사서 곧장 오른쪽으로 걷고 걷다보니 어느새 리알토 다리가 나왔다. 사진은 리알토 다리의 기념품 상점들에서 팔고 있는 가면들. 비싸지는 않지만 공산품 느낌 너무 나서 사지 않았다.

리알토 다리의 꼭대기에 서서 바라본 모습. 7월 관광 성수기를 맞이하여 베네치아에는 사람이 북적북적했다. 가족도 많고 친구들, 연인끼리 온 사람들도 많고... 난 혼자 왔다. 내 작은 똑딱이와 미니크로스백, 그리고 손에 든 바나나를 만지작거리며 기념품을 구경했다.

리알토 다리에서 바라본 베네치아의 풍경. 해가 슬슬 지고 있다. 정말 슬슬.. 비로소 베네치아, 이탈리아에 온 실감이 났다. 물비린내, 모터보트 소리, 관광객들의 웅성임, 생각보다 많은 한국인 여행객들.. 여행의 실감은 오감으로 느껴지기 마련이다. 

다리를 내려와 바로 아래에 있는 얕은 계단에 앉아 슈퍼마켓에서 사 온 바나나를 먹었다. 물이 찰박찰박 발 아래에서 흐르고, 종종 곤돌라가 지나는 이 곳은, 베네치아! 독일에서부터 뽑아온 마키아벨리 칼럼을 읽으며 옛 베네치아 공국의 한 귀퉁이를 알아갔다. 그러고 보니 옆에 앉아있던 가족이 독일인 이었는데.....엄청 시끄럽게 떠들던 독일인 가족이었다. 

리알토 다리를 멀리서 찍은 모습. 수상택시 정거장이었던가. 사실 사진보다 더 로맨틱해보인다. 

짧게 리알토 다리만 보고 숙소로 돌아가던 길. 베네치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작은 다리들 위에서 찍은 사진인데, 해가 지고 있는 시간동안은 강물이 황금빛으로 번쩍인다. 번쩍번쩍. 황금의 도시다. 

숙소에서 들어가자마자 만났던 호주 사람 알렉스와 다시 인사를 나누고 둘 다 베네치아 여행 첫날이라는 동질감에 카페로 나갔다. 그리고 완전히 밤이 될 때까지 수다를 떨며 와인을 마셨다. 물가 비싼 베네치아에게 나는 너무 가난한 여행자여서, 화이트 와인 한 잔에도 가격을 유심히 봤지만 어쨌든 모스카토 와인은 정말 시원하고 달고 맛있었다. 모스카토 와인은 와인이 저렴한 유럽에서도 보틀당 5-6유로를 하지만, 꼭 마셔보길 추천한다! 특히 여름에 차갑게 해서 마시면 정말 맛있다.

별로 리뷰도 안 보고 덜컥 예약했던 Luxury Venezia 호스텔도 친절한 스텝, 깨끗한 부엌, 넓은 방, 북적거리지 않는 분위기가 썩 맘에 들었다. 그리고 바로 아래층이 레스토랑이어서 밤 11시 쯤이 되면 악사가 음악을 연주했다. 2층에 열어놓은 창문 너머로 들리는 그 소리.....맛있는 냄새와 레스토랑의 웅성웅성거리는 소리, 그리고 여름밤의 공기가 새삼 기억난다.

*숙소 추천 : Luxury Venezia

http://www.hostelbookers.com/hostels/italy/venice/85845/

숙박일 : 2013.07.15~17(2박 3일)

금액 : 1박 35유로(4인 Female Dormitory)

직원 친절도 : 매우 좋음

와이파이 속도 : 빠르지는 않았음

위치 : 기차역에서 도보 15분, 리알토 다리와 산마르크 광장까지 도보 10분 정도(개인별 차이 있을 수 있음), 입구가 골목 안쪽에 있어서 초해일에는 찾기 힘들 수 있음.

기타 : 타올 X, 조식 X, 키친 사용 가능, 락커 O, 이층 침대 아니고 단층 침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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